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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소리 복서 리뷰, 판소리와 복싱의 부자연스러운
    카테고리 없음 2022. 1. 1. 16:01

    판소리를 어떻게 복싱과 연결시켰는지 이 의문이 가장 컸다.내 느낌은 판소리는 판소리 거리, 복싱은 복싱 거리로 흘러갔다.뜨거운 스포츠 액션을 기대한다면?이 기대도 져버리는게 좋아.

    무거운 색채의 화면에 무거운 주제 위에 무거운 연기를 하는 사람들.하지만 판소리 복서가 돼야 했던 배우 엄태구(병구 역). 그의 연기는 빛났다. 그 자체가 다소 어색한 캐릭터를 연기해야 했기 때문에 더 어려웠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어색함을 잘 살렸다.판소리 복서라면 판소리를 잘하는 권투선수일까, 판소리 같은 전통 국악과 전통 무용을 응용한 권투 기술을 구사하는 권투 선수일까.영화에서는 판소리의 한국적 한을 품은 자가 그 한을 판소리를 실은 복싱으로 풀어내려 한다.

    엄태구는 복싱 선수지만 도핑테스트에 걸려 복싱을 포기해야 했다.하지만 완전히 그 미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권투장을 전전하며 살고 있다.그를 믿었던 박 관장이 여전히 그를 지지한다.그 위에 민지(체육관 신입 회원)의 판소리가 실린다.판소리를 잘하는... 그가 치는 북장단에 맞춰 그 소리가 빨라지면 빨라지고 느리면 느려지고 엄태구의 몸은 따라 움직인다. 정말 복싱을 했던 선수 출신일까. 잠깐 생각이 날 정도야. 그 스피드를 보고 그 스피드와 기술을 실제로 복싱에서 보여준다면 최고는 식은 죽 먹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병구에겐 그 스피드로 상대를 제압하거나 성공하는 열망이 없었다. 언제부터인가 헤어나지 못하고 가슴에 맺힌 응어리에서 벗어나고 싶을 뿐이다. 그래서 영화가 기대만큼 뜨겁지도 않고 재미도 없다. 어쩌면 감독은 그런 걸 전혀 염두에 두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내가 그랬을 뿐이야.

    그의 응어리는 도핑 전적이다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무릎 부상을 경험한 병구는 포기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진통제를 너무 많이 먹게 된다. 그것이 도핑이라는 결과로 이후 병구 생활을 힘들게 하고 있다.그러나 낙오했다고 해서 세상이 다 버리는 것은 아니다.

    박 관장(김희원), 12 조직원(민지), 그리고 애완견 포맨은 그의 빠듯한 삶을 지탱하는 포승줄 같다.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고 더 이상 일어설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들의 도움으로 병구는 다시 한번 링에 오를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원래 추구해온 판소리를 접목한 복싱을 한번 링으로 시원하게 해 보고 싶다.한 번만이라도...

    이런 도움은 중요하지만 그 실체가 세상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는 운명을 막을 수는 없다.병구는 펀치드랭크 증후군(권투로 인한 충격으로 뇌세포가 서서히 죽어 가는 병)으로 점점 존재가 사라지고 있다. 병구는 거친 복싱을 하지만 연약하고 말주변이 없어 착하다. 그런 그가 이 세상에서 다시 한 번 불꽃을 태우고 사라지기 위해 판소리와 복싱은 그 무대를 마련해 준다.

    포망은 기대했던 경기가 열리기도 전에 아이를 낳고 죽는다. 불운한 결말을 암시하는 듯. 사각링으로 괴로워하던 병구는 어디선가 들려오는 민지의 판소리에 맞춰 힘껏 몸을 움직인다.아름다운 자세, 스피드, 완벽했어 하지만 그는 오랫동안 무대에 서지 못했다.판소리가 복싱과 융합되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그리고 그는 거의 죽을 뻔했다.죽기 전의 마지막 한을 풀었을 뿐. 그래서 시원하고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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