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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피아 몬트리올 의 反目史
    카테고리 없음 2022. 1. 22. 04:02

    몬트리올에 뿌리를 내려 북미 동부 마약시장을 장악한 이탈리아 마피아의 퀘벡 평정사를 다룬 오늘밤의 넷플릭스는 <배드 브래드>, 단순히 '나쁜 피'를 뜻할 수도 있지만 '미움'의 의미를 담고 있는 badblood라는 제목이 적절한 이야기는 실화를 기반으로 몇몇 가상의 기업과 인물만 등장한다.

    시즌1은 6부작으로 몬트리올 평화시대를 이끈 비토 리튜트(앤소니 라파글리아)의 업적을 중심으로 그의 아버지 니콜로와 아들 니코(브렛 도나휴)에 이은 안정적인 계보가 주를 이룬다. 모든 일이 잘 풀리던 어느 날 미국 FBI가 몰려와 청년 시절 살인 혐의로 콜로라도 감옥에 유형(?)을 가는 비등부재의 시대에 오른팔 데클랜(김 코츠)이 보스와 후계자 니코와 연인 미셸(막심 로이)의 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지만 결국 불신의 골이 깊어지고 보스를 둘러싼 많은 것이 무너지는 이야기다. 가족이 차례로 살해되고 보스를 배신한 혐의를 받는 조직원들이 제거되는 과정에서 뉴욕 마피아이자 비토의 라이벌인 살몬타냐의 죽음 앞에 선 한 남자만이 빛난다.

    시즌2는 몬트리올의 새 보스가 된 데클란이 더 넓은 세계와 충돌하는 이야기지만 멕시코의 오악사카와 이탈리아 본토의 카르텔, 온타리오의 해밀턴과 토론토를 수없이 오가며 이탈리아 보스의 이란성 쌍둥이 테레사(에나 홉킨스)와 크리스티앙의 등장 속에 사악한 약물 유통이라는 변수가 등장하면서 복잡하고 과격하다. 해밀턴 조직의 보스 도메니크와 엔조 형제, 그들의 자녀인 루카와 나츠, 나츠의 바람둥이 아내가 연방 형사 넬리 브록(리사 베리)에게 붙잡혀 정보원으로 끌려다니며 시댁의 비밀을 파헤쳐야 하는 조잡함 속에서 제대로 목숨을 건 사람이 적을수록 피의 전쟁이 벌어진다. 예상치 못한 연대와 배신의 연속...

    별로 화려한 삶도 개인적인 욕구도 충족시키지 못한 채 건조하고 검소하게 조직을 장악해 가는 데클란의 고독한 눈빛과 함께 따분한 도시로 기억될 뻔했던 몬트리올이 은밀한 매력으로 빛난다. 개인적으로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몬트리올에 다녀온 1996년부터 출발해 최근 몇 년 전까지 이어지는 이야기로 더욱 흥미롭고 삶에 녹아드는 명대사를 듣는 즐거움도 컸다.

     

    사업을 하려면 현금을 다루는 업종이 좋다. 빨래방이나 술집이나 주차장 같은... 그렇게 하면 돈을 얼마든지 세탁할 수 있어. 돈을 벌려면 세금도 내야지."

    포도주는 오래 재울수록 좋다지만 모두 헛소리다. 포도주는 살아 있고, 살아 있는 모든 것이 그렇듯 숨을 쉬는 것이 나이를 먹는다. 더 강해질 수도 있고 상할 수도 있어 중요한 건 타이밍이야 적기에 적절한 와인 한 병이면 역사는 이루어진다.

    " Got it , bro ! I ' m your guy ! "

    니콜로 보스가 어린 비토에게 들려준 이야기를 비롯해 콜로라도 감옥에서 자신을 지켜주는 젊은 재소자에게 들려주는 비토의 사업 조언, 끊임없이 자신을 의심하는 비토를 위해 와인을 준비하는 데클란의 독백, 보스의 죽음 앞에서 마약을 꺼내 데클란을 난처하게 만들고 입으로만 충성을 맹세하는 로즈의 동생 트웍스의 발랄한 한마디, 엄청난 위기에서 겨우 살아남은 데클란의 독백 등이 있다.

    "난 내가 누군지 알고, 넌 누군지 알아. 내가 끝이라고 해도 모든 게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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