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둥이 육아] 37개월 _ 남매둥이 "딸같은 아들"과 "아들같은 딸" feat. 마당에 나무를 심어요.카테고리 없음 2022. 3. 17. 17:17
우리 남매의 토학, 초롱초롱~^^얼굴은 각각 천상남자아이로 여자아이인데 정말 놀거나 하는 행동보면 뭐? 둘이 바뀌었다고 생각할때가 정말 많아;;;;
물론 쌍둥이여서 서로 영향을 받아서 그렇겠지만 가끔 정말 하느님은 왜 우리 인간의 눈을 자기에게 돌리지 않고 앞을 보게 하셨을까?라고 진지하게 생각할 정도다.
이러한 쌍둥이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다 보면 마치 자신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에 자신을 대입시키듯 서로 자신을 맞추는 행동을 보인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 마침 남매는 성별이 다른 관계로 마치 남녀의 역할 행동이 달라진 것처럼 보이는 혼란을 겪는 것이다.
그래서 남매에서 흔히 관찰되는 이러한 성역할 역전현상은 성역할의 모방이 아니라 단지 나와 다른 사람을 흉내 내는 일반적인 모방학습 범위에 속한다고 생각하면 쉽게 고민해결~^^
그런데도 이상하게 딸이 아들 행세를 하는 것은 씩씩해 보이지만 아들이 딸 행세를 하는 것은 지나칠 수 없다.
아무래도 한국사회의 뿌리깊은 고정관념과 섣부른 판단이 빚은 성급한 고민이지만...어쨌든 남자는 분홍색이잖아!라고 말하면서도 막상 아들의 것을 고를 때 선뜻 분홍색이 손에 닿지 않는 걸 보면 어쩔 수 없지.
딸 같은 아들과 아들 같은 딸
가니가 한 <딸 같은 아들>의 행동 중 가장 먼저 나타난 것은 장난감 캐릭터 중 여성 캐릭터를 좋아해. 말하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자동차 <폴리/로이/헬리/엠버>의 캐릭터 중 자신은 <엠버>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얼마나 좋아하는지 눈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지금은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책 속의 캐릭터도 여자 혼자 캐릭터를 너무 좋아했어.
게다가 색깔에 민감한 편이라 예쁜 색을 좋아해 한때는 딸이 갖고 있는 옷을 입고 싶기도 하고 머리에 꽂는 머리핀도 자신도 아니라고 말한 적도 많았다.
어쩌면 어른과 같은 교육받은 성역할 의식이 전혀 없어서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었는데... 그때는 이런 모습이 조금 걱정이 되었다.
반면 딸아이의 고니는 37개월인데도 아직 11.5kg밖에 나오지 않아 온 가족을 애태우는 어린 아이도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등장하면 주변에 약한 캐릭터를 자처할 뿐 아니라 짝으로 웃기는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외갓집 마당에 언덕길을 자전거를 타고 올라가면 힘에 부치면 또 한 사람이 구해주는데, 고니는 몸집이 작아서 아무 도움도 없다며 스스로 내려갔다 밀었다 하는 것도 모자라 무려 15km에 이르니 자전거도 끙끙 뒤에서 밀었다 하는 모습이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다. ( ´ ; ω ; ` )
게다가 가니가 덩치가 크고 힘이 센 것이 부러워서인지 힘센 캐릭터를 더 좋아하고, 가니와 마찬가지로 자동차 장난감을 좋아한다. 사실 주방놀이세트도 놀이를 잘해서 지금까지 인형놀이에 관심이 없다.
그리고 남자가 되고 싶다 말을 하면 서서 쉬어야 하는 걸 제일 부러워해 반면 걷다 보면 거꾸로 여자가 되고 싶다고 말하는 걸 보면 아이들은 아직 남성과 여성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것 같다.
남매와 남녀 평등
하지만 실제로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는 특별한 상황에서 나온 대답이고, 곤이는 뭐가 되고 싶으냐, 또 어떤 걸 하고 싶으냐 하면 "응. 곤이 할게!!" 라고 말한다.
곤이가 되고 싶은 건 다름이 아니라 곤이 '자기'는 내 딸이지만 확실해!'자기애'가 정말 갑옷이다!후후후
사실 남녀평등 교육은 멀리 있지 않다. 곤이가 다른 누군가가 되고 싶은 게 아니라 내가 되고 싶은 말처럼 스스로 발견하는 자기애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 같아.
아이들의 성장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는 서로 다른 성별 경험이 성역할 혼란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성평등 의식을 아이들이 스스로 익히는 좋은 토대가 되고 있는 것 같다.
한편, 우리 딸은 어떤 도구든 한번 잡으면 최고로 도구에 자기 몸을 대는 법을 안다!도구에 몸을 맞추는 폼이 뛰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쩜 저렇게 자세가 나오는지;; <아들같은 딸>로도 모자라 "작은 남자" 저리가!!!역시 우리딸의 공주가 되는건 먼나라 이야기야 ㅋㅋㅋㅠㅠ
삽은 보통 남자들이 들고 다니는 거 아니야? 우리 딸?
오늘 둘이서 정원에 있는 흙을 떼어내서 다른 한쪽 구석에 나무심는 놀이를 하고 놀았다던데 아들은 삽을 들고 딸은 큰 삽을 가지고 노는 모습을 보면 정말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곤란해~~;;;;
어떤 순간에도 절대 삽을 놓지 않는 그녀~~~
그래도 오늘은 힘내는걸 왜 시켜서 다행이야;;;
그래서 고니삽과 흙운반으로 함께 정원에 식수~~~완성!!
오늘 아이들이 서로 협력해서 함께 나무심기를 완성하는 모습을 보고 한 가지 깨달은 사실은 무엇이든 반드시 누군가가 떠맡을 '적임자'라는 것이 대수롭지 않다는 것이다. 남/여 이런 성역도 마찬가지야!!!
꼭 가장 잘하는 사람이 그 일을 맡는 것이 아니라, 누구든 함께 도와서 완성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딸이 공주옷을 입고 최고의 저격자세 일보장전!!! 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