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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보면 '늙은이', 유튜브를 보면 '신세대'라고 한다.방송에서 인기를 끌면 스타가 되고, 방송에서 말을 잘하면 국회로 가고, 홈쇼핑에서 크게 히트하면 기업인으로 성공이 가능한 세상이다.진화된 미디어 서비스는 방송에서 인터넷으로 보고 듣는 시대를 넘어 이용하는 누구나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발전했다.기존 방송은 정치 경제 문화 정보 오락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대중 여론을 대변하는 역할에 한정됐으며 공정을 기반으로 제작돼 이용자의 직접적인 참여에는 한계가 있었다.그러나 멀티미디어 시대의 인터넷 소셜미디어는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고 공감과 소통이 가능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블로그 공감 수나 유튜브 조회수는 곧바로 돈과 연결되는 구조가 인터넷 시대의 현주소다.월드컵이 개막되면 신형 TV를 비싼 값에 사던 때가 격세지감이라는 표현을 쓰기엔 몇 년 안 된 것 같지만 달라지는 문화가 빠르다.소셜 미디어란 여러가지 컨텐츠를 제공하고, 공유·참여하는 기능으로, 관심이 있는 정보를 이용자의 필요에 따라서 선택할 수 있다.기존 미디어에서 다루지 않던 방송이 다양해진 취향에 따라 선호하는 계층이 늘어나기 때문에 인기 있는 방송은 유사한 프로그램이 계속 제작되고 같은 주제나 소재를 다룬 방송은 유행을 만들어 문화로 확대되는 것이다.그러나 정보를 공유하고 문화를 만드는 미디어의 역할이 인기와 시청률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방송의 기본이었던 공정성이 배제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요즘 TV, 유튜브 보면 먹방, 트로트가 안 나오는 채널이 없어.방송사 입장에서 시청률이 높은 방송을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편성이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 인기가 있어야 하고 유행에 가장 민감한 것이 시청률이지만 국민정서를 전파하는 관점에서 보면 방송의 비중이 너무 오락프로그램에 치중하는 것은 사실이다.경제가 위축되고 생활이 어려워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외출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TV나 유튜브를 보면서 대리만족을 하고 스트레스 해소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온 국민의 취향이 방송이 의도한 방향에 따라 움직이고 확산되는 것은 사실이다. 주목할 문제는 시청률이 경제적 가치와 결합되기 때문에 편향된 문화를 방송사가 주도하는 결과를 낳고, 그에 따른 부작용도 증가함으로써 방송의 기능이 정서적 공감을 조장할 수 있다는 점이다.가뜩이나 인터넷 중독, 게임 중독이 심각한 상황에서 사회적 문제로 언론에 부각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며 교육의 본질을 망각한 입시교육이 청소년 정서를 건조시키는 현실에서 TV 유튜브를 통해 여과 없이 방송되는 오락 프로그램은 대중 정서, 특히 민감한 청소년 감성에 결코 유익하지 않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해외토픽에서나 볼 수 있었던 먹방대회는 TV에서 메뉴만 바꿨을 뿐 먹방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인기 프로가 돼 모든 예능 프로그램에서 먹는 장면이 없는 방송은 거의 없다.그렇다고 까다로운 음식업계에 매출이 증가했다는 통계는 없어 학생들은 먹방을 흉내 내기 바쁘고 늦은 시간에 방송되는 음식 프로그램은 술 광고와 함께 식욕을 자극한다.트로트는 남녀노소를 초월한 고도성장의 인기로 새로운 스타를 계속 만든다.경연대회에서 입상하면 스타가 돼 큰돈을 벌기 위해 너도나도 트로트에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부으며 부모는 자녀를 음악학원에 보낸다. 트로트는 인생 역전의 기회이며 지금 한국은 그야말로 트로트 광풍이다. 물론 이런 현상은 선진국의 방송시스템을 그대로 모방한 것이지만 수억이 넘는 인구의 시청률 통계를 비교하면 외국의 경우 문화적 열풍이 일어나는 수준은 결코 아니다.그렇다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야 하는 방송의 역할은 어디에 있었는지 궁금하다.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은 한국의 문화에 매료되어 한국에 살고 있다고 한다. 소득수준이 우리보다 훨씬 높은 선진국보다 즐길 수 있는 문화가 넘쳐나는 곳이 한국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먹거리가 넘쳐나 노래방은 골목마다 있고 골목마다 안마시술소가 24시간 영업을 하며 나이트클럽은 취향과 가격대로 손님을 유혹한다. 외국인 전용 클럽은 내국인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지만, 한국 여성들은 언제든지 환영한다.경제가 어려워도 먹고 마시는 산업은 항상 호황이고,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장기간 침체돼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영업 제한을 피해 오전 4시에 나이트클럽이 문을 여는 현실을 어떻게 봐야 할지 의문이다.어떻게 보면 방콕의 관광지역이나 라스베이거스의 특수지역이 한국 전 도시의 유흥산업에 영향을 미쳐 주요 고객인 젊은이들에게 퇴폐문화가 확산되는 것은 아닌지 개탄하게 된다.자본주의의 특성은 소유의 가치가 교양과 인격을 대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열심히 일한 만큼의 보상과 휴식이 먹고 마시는 문화에 정착되는 현상이 없어야 한다. 음식문화가 확산되고 전통가요가 유행하는 것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은 없다.그러나 먹방과 트로트가 대중문화의 핵심이어서는 안 되고 방송의 소재로 각광받는 일은 막아야 한다. 대중화된 멀티미디어는 공익 우선의 지상파 방송과 지역방송의 위치를 위협하고 있으며 고객이 선택한 방송의 수입이 늘고 시청률이 높아지면서 케이블TV 수익도 감소하고 있다. 따라서 지상파 방송의 역할은 건전한 문화와 교양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하며 시대에 맞게 진화해야 한다.개성을 존중하고 유행을 주도하는 미국 방송도 검열이 심하기로 유명하고 공정하지 못한 방송은 법적 소송이 끊이지 않는다.미국을 움직이는 소프트웨어로 불리는 유대인은 금융산업에 이어 미국의 모든 언론과 방송을 장악했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LA타임스 워너브러더스 FOX MGM 외에 라디오방송과 초대형 미디어 소유주가 유대인이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방송의 힘은 증가하고 막대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세계 어디서나 마찬가지다.그러나 시대의 주역으로서 막강한 위력을 보유한 방송이 수익만 앞세워 대중문화에 악영향을 끼쳐서는 안 되고 사회가 다양해진 만큼 방송은 공정한 여론과 대중문화의 이정표가 돼야 한다. 시대에 맞는 바로미터가 언론과 방송이기 때문에 경제가 어려운 만큼 대중감정을 긍정적으로 주도해야 하는 의무를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 고유의 음식문화가 먹방으로 바뀌어서는 안 되며,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가요가 유흥문화의 아이콘이 되어서는 안 된다.